Focus

UNAI-경희 파트너십 구축 배경

2011-09-05 교류/실천

30년 전, 조영식 경희대학교 총장 ‘세계평화의 날’ 최초로 제안
UN총회 만장일치로 제정·선포, 냉전시대 종식 계기 마련

오는 9월 21일, 세계평화의 날 30주년을 앞두고 UN은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UNAI-경희 국제회의’는 UN이 추진 중인 여러 기념행사 중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먼저, UNAI는 반기문 사무총장이 역점을 두어 새로 설립한 UN 산하기구다. 다음으로, 이 회의는 UN이 세계평화의 날을 제정하면서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문 취지에 따라 “교육적 수단으로 세계평화를 모색하는” UNAI의 첫 국제회의라는 점이다. 

전 세계 수많은 대학 중에서 UN이 유독 경희대학교를 파트너로 지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세계평화의 날 제정에 기여한 경희대학교의 선구적 노력과 ‘학문과 평화’의 62년 전통이 자리 잡고 있다.   

세계평화는 정치적 노력이나 외교적 수단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조인원 총장은 “정치 현실을 넘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인류의식이 우리 안에 뿌리 내릴 때 평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런 공통된 인식에서 UN은 21세기를 맞아 “더 나은 삶, 삶의 조건”을 위한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를 천명하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글로벌콤팩트(Global Compact)를 설립했다. 이에 더해, 반기문 사무총장은 세계평화를 위한 고등교육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2010년 11월 UNAI를 설립했다. 그 뿌리가 되는 것이 30년 전의 코스타리카 선언이다.

제3차 세계대전의 위기 막은 세계평화의 날 제정
1981년 7월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세계대학총장회(IAUP) 제6차 총회가 열렸다. 동서 냉전이 극에 달해 제3차 세계대전 발발이 우려되던 시기였다. 핵 위기가 고조되던 당시, 세계대학총장회(IAUP) 회장인 조영식 경희대학교 총장은 양극체제의 긴장을 해소하지 않는 한 인류 평화는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IAUP 총회에서 UN에 세계평화의 날/해의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은 UN 비회원국이었기 때문에 그 결의안은 코스타리카 정부를 통해 UN에 제출됐다. 세계평화의 날/해 제정안은 그해 11월 개최된 제36차 UN총회에 공식 안건으로 상정되어 15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그후 세계평화의 날/해가 국제사회에 끼친 영향은 적지 않았다.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이 “대결에서 대화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세계평화의 해로 선포된 1986년 1월 1일 미국 레이건 대통령과 옛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상대 국민을 향해 사상 최초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양국 정상은 “올해는 UN이 정한 세계평화의 해이니만큼 서로 협력하여 진정한 세계평화를 이룩하자”고 밝힌 것이다. 미·소 양국의 지도자는 그해 11월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핵무기 폐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이어진 일련의 군축회담도 성공적으로 타결됐다.

고르바초프, 경희의 평화운동에 찬사 보내
경희대학교가 발의한 세계평화의 날/해는 냉전 시대를 화해의 시대로 전환하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UN을 중심으로 한 세계 시민사회의 반전·평화운동도 냉전체제를 붕괴시킨 여러 요인 중 하나였다. 1994년 경희대학교를 방문한 고르바초프 러시아 대통령은 “만일 세계평화의 날/해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로운 세계는 없었을 것”이라며 경희의 평화운동에 찬사를 보낸 바 있다. UNAI가 세계평화의 날 30주년 기념행사 파트너로 전 세계 대학 중에서 가장 먼저 경희대학교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역사적 배경이 있는 것이다. 

경희대학교는 2009년 개교 60주년을 맞아, 교육·연구·실천을 창조적 융합해 ‘지구적 존엄(Global Eminence)'을 지향한다는 비전과 철학을 대내외에 공표한 바 있다. “더 나은 인간, 더 나은 세계”를 만든다는 경희의 교육철학은 “교육적 수단을 통한 세계평화 수호”라는 UNAI의 목표와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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