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하루를 이틀처럼 연습했어요”

2011-07-11 교육


그리스 헬라스 국제무용콩쿠르 1위 수상
경희대학교 대학원 무용학과 진병철


그리스 헬라스에서 지난 7월 1일부터 5일간 열린 제11회 헬라스 국제무용콩쿠르(International Dance Competition- Hellas 2011) 현대무용 부문에서 진병철(대학원 무용학과 2기) 학생이 1위를 차지했다. 그는 한국, 미국, 중국, 독일, 포르투칼, 독일 등 세계 각지에서 출전한 35명의 무용수 중 최고득점을 획득했다.

헬라스 국제무용콩쿠르는 독일의 단츠 올림픽과 함께 현대무용 부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로 손꼽힌다. 이번 대회에 앞서 그는 지난 5월 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제41회 동아무용콩쿠르 본선 대회에서 일반부 현대무용 남자 부문 금상 및 전체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경희대 진학 위해 고2 때 무용 시작
진병철 학생은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에 친구들과 농구 시합을 하다 우연히 현대무용가 박진수 선생의 눈에 띄어 무용을 시작했다. 박진수 선생은 대학 진학을 꿈꾸던 그에게 “경희대학교 무용학과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 무용에 대한 관심이나 경험이 전무했던 그가 태어나 처음으로 몸에 달라붙는 무용복을 입고 다리를 찢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저도 왜 그토록 갑작스럽게 무용에 매혹됐는지 명쾌하게 설명하기 힘들어요. 계기가 하나 있다면 선생님 춤이었겠죠. 다큐멘터리 방송을 촬영하는 날이었는데 감정에 취해 눈물을 흘리며 춤추는 선생님 모습에서 생애 처음 감동을 받았어요.” 테크닉이나 현란한 무대 연출, 감정 표현만 강조하지 않고 작품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희대 선배들의 시범도 그를 매료시켰다. 반드시 경희대학교 무용학과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를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연습은 혹독한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부모님도 며칠 해보고 스스로 포기할 거라는 생각에 별 다른 반대를 하지 않았을 정도. 하지만 그는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 학원에서 돌아와 집에서도 연습할 수 있도록 전신 거울을 설치해 새벽까지 매일 연습을 반복했다. 스트레칭을 할 때면 이불을 입에 물고 울어야 할 정도로 몸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결국 그는 무용을 시작한지 1년 반 만에 경희대 무용과 진학에 성공했다.

실력으로 인정받기 위한 끝없는 도전
진병철 학생은 콩쿠르 출전 준비를 위해 경희대학교 대학원 무용학과를 잠시 휴학 중이다. “동아무용콩쿠르 출전을 앞두고 보통 3개월 정도 연습해야 하는데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한 달에 불과했어요. 그래서 하루를 이틀처럼 쓰자는 생각으로 연습을 제외한 모든 외부 활동은 차단하고 집과 연습실을 오가며 하루에 12시간 이상 연습했죠. 안무를 짜는 방식도 바꿨어요. 곁눈질 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동작과 테크닉으로 구성하고 감정 표현에 집중했어요.”

동아무용콩쿠르 대회에 출전할 당시 그에게 영감을 준 것은 <Prometheus Bound>라는 제목의 그리스 신화를 묘사한 그림 한 장이었다. 그림 속에는 제우스의 분노를 사게 된 프로메테우스가 사슬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고 있었다. “끝없이 반복되는 고통에도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프로메테우스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어요. 실력으로 인정받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림 속 프로메테우스를 보며 의지를 다질 수 있었죠.”

그는 이번 대회 1위 수상으로 큰 짐을 하나 덜게 되었다. 유능한 현대무용 분야 남성무용수의 양성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병무청이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정한 국제대회 중 하나인 헬라스 국제무용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해 병역 문제를 해결하게 된 것이다. 진병철 학생은 현지 시각으로 6일 오후 헬라스 베드민턴 극장에서 갈라 공연을 펼치고 9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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