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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어”

2023-10-30 교류/실천

지난 10월 19일 크라운관에서 열린 제25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인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받은 담서승(중국) 씨가 “한국어를 더욱 갈고 닦아 한중 양국을 잇는 오작교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제25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개최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는 한국어 표현’, ‘한국 생활의 비법’ 주제로 발표

“제가 공부한 5개 국어 중에 ‘어떻게 오셨습니까’라는 질문의 ‘어떻게’가 교통수단이 아니라 왜 온 건지 그 이유를 묻는 언어는 한국어밖에 없었습니다. 인공지능 번역기가 이처럼 문맥에 따라 달라지는 한국어의 뜻을 상황에 맞게 번역할 수 있을까요?”

지난 19일(목) 크라운관에서 열린 ‘제25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인 문화체육부 장관상은 담서승(중국) 씨가 차지했다. 이날 담 씨는 ‘어떻게 오셨습니까?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라는 제목으로, 한국 생활 초기 병원에 방문했을 때 “어떻게 오셨습니까?”라는 질문에 “저 지하철 타고 왔습니다”라고 답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발표를 이어 나갔다. 그는 “한국어 학습자로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상황에 맞는 단어를 적재적소에 사용하기 위해 더 공부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과 연합뉴스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의 올해 주제는 “인공지능(AI)이 대신할 수 없는 한국어 표현”과 “한국 생활 비법을 전합니다”였다. 36개국 1천 23명이 참가해 경합을 벌여 예선을 통과한 13개국 16명이 이날 본선 무대에 올라 각자의 주제 발표에 나섰다.

36개국 1천 23명의 지원자 중 예선을 통과한 13개국 16명이 본선 무대에 올라 열띤 경합을 펼쳤다.

의성어·의태어, 문맥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표현 등 AI로 대체 못 해
‘즐거운 한국 생활을 만들어 주는 나만의 소확행 레시피’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메디나 파르하트(중국) 씨는 다산콜센터 등과 같은 공공서비스를 이용해 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얻는 방법을 소개하고 N행시 건배사처럼 한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익혀 한국인과의 대화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었던 경험을 토대로 발표했다.

‘저만의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방식’에 대해 발표한 사만치예바 아지자(키르기스스탄) 씨는 의사소통 때문에 힘들었던 한국 유학 생활 초기에 한국어 선생님의 권유로 동아리에 가입하여 비슷한 취미를 가진 한국인 친구들과 사귀게 된 경험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는 “밝고 긍정적인 태도, 열린 생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부끄러움을 버리고 먼저 다가가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한국 생활 적응과 한국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참가자들은 한국어의 다양한 의성어·의태어,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높임말, 사전적 의미와 다른 의도를 가지고 에둘러 말하는 화법, 속담을 이용한 비유적 표현, ‘별걸 다 줄이는’ 줄임말과 신조어 등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한국어 표현의 특징으로 꼽았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에 적응하는 비법으로는 한국인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일상적인 문화를 익히거나, 한국인처럼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한다고 기죽지 말고, 동호회 등 다양한 대외활동에 참여해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 등을 제시했다.

최우수상인 경희대학교 총장상과 연합뉴스 사장상은 메디나 파르하트(중국) 씨와 사만치예바 아지자(키르기스스탄) 씨가 각각 수상했다. 특별상인 국립국제교육원장상,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상,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장상은 빅토리아 쿠카노바(러시아), 대리야비나 야나(러시아), 구테마 사론 사무엘(에티오피아) 씨에게 각각 돌아갔다. 크를노바 알레샤(벨라루스), 토마스 아누앤(인도), 이노우에 아미(일본) 씨는 우수상을 차지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안영수 전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장은 “참가자들이 한국말을 어떻게 해야 잘하는 것인지를 이미 다 익혀서 표현력과 맞춤법 등이 한국인 못지않다. 한국 사람보다 한국말을 더 잘하는 것 같다”라고 심사평을 밝혔다.

김중섭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그간 누적 참가자 수가 70여 개국 1만 7천여 명에 이르러 명실상부한 세계인의 한국어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며 “한국과 한국어,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큰 용기를 내어 대회에 참가해 주신 여러분께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그동안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잊지 못할 추억과 좋은 결과를 거두길 바란다”라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대회 참가자와 심사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글·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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