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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에서 미래를 발견하다

2016-07-25 교육

 예일대 메리 에블린 터커 교수 경희대 크라운관에서 특강
“세계 지성에게 묻는다: 문명 전환과 아시아의 미래” 세 번째 강좌
“인간과 지구, 우주는 상호 연결되어야 한다는 종교의 가르침 되새겨야”

“유교, 힌두교, 기독교 등 종교에서는 인간과 지구, 우주는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가르침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이는 근대에 와해되었다가 최근 들어 새로운 생태학을 통해 회복되어 가고 있다. 인류가 처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전통을 재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메리 에블린 터커(Mary Evelyn Tucker) 예일대 산림환경대학원 및 신학대학원 교수가 지난 7월 11일(월) 경희대학교 크라운관에서 ‘기독교와 유교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우주, 지구, 인간의 하나 됨(The Convergence of Cosmos, Earth, and Human in Confucianism and Christianity)’을 주제로 강연했다.

터커 교수는 종교생태학 분야의 권위자다. 그가 브라이언 토머스 스윔(Brian Thomas Swimme) 캘리포니아 융합학문연구소 교수와 함께 쓴 <우주 속으로 걷다(Journey of the Universe)>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됐으며, 이 영상은 201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북캘리포니아 지역 에미상에서 최고 다큐멘터리에 선정되는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우주 속으로 걷다>는 빅뱅, 태양계와 지구의 탄생, 달의 형성, 인류 진화 과정을 풀어내면서 우주의 모든 존재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위기에 처한 문명을 지속가능한 문명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방법 모색
이번 특강은 경희대와 플라톤아카데미가 공동 기획하는 “세계 지성에게 묻는다: 문명 전환과 아시아의 미래” 강좌시리즈의 세 번째 프로그램이었다.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 강좌시리즈는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이 아시아의 미래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성찰하고, 지속가능한 문명을 건설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4월에는 <사피엔스(Sapiens)>의 저자 유발 노아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학교 교수가 첫 번째 강연자로 초청됐다(Focus 5월 9일자 기사 참조). 7월 5일(화)에는 루블랴나대학 슬라보예 지젝 교수(경희대 석좌교수)가 청중들과 만났다(Focus 7월 15일자 기사 참조). 9월 23일에는 의식혁명의 우주적 의미를 탐색하는 어빈 라즐로(부다페스트클럽 설립자)의 특강이 예정되어 있다. 이후 12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강연이 이어진다.     

“인간은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우주의 동심원 속에 있다”
터커 교수는 기후변화, 테러, 전쟁 등 오늘날 인류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통에서 지혜를 끌어와 인간과 지구, 우주의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종교가 중시해온 윤리와 가치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유교와 기독교 등에서 인간과 지구, 우주가 하나라는 인식을 이끌어내 문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생태시스템을 만들어내는 ‘종교생태학’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을 예로 들면서 생태문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국은 경제성장을 위한 난개발로 미세먼지를 쏟아내고 있으며, 에너지를 얻기 위해 건설한 양쯔강 댐으로 유적지 수몰, 지진과 같은 생태환경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터커 교수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 등에서도 생태문화가 취약하기 때문에 환경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유교의 전통을 끌어와 생태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터커 교수는 유교에서 추구하는 인본주의, 동심원(同心圓), 효(孝), 예(禮), 인(仁)과 같은 개념이 생태문화를 발전시키고,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유교의 인본주의는 윤리나 정치이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간, 지구, 우주와의 관계성을 천명하는 정신적·영적 가치를 지니며, 인간은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가족, 사회, 국가, 자연, 지구, 우주라는 동심원 속에 있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를 완성해나가는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

터커 교수는 기독교에서도 생태문화를 강조해온 전통을 발견했다. 예수회 수도사 출신의 프랑스 철학자인 테야르 드 샤르댕(Pierre Teilhard de Chardin)은 “과학, 철학, 종교의 가르침에서 우리는 이 세계가 단지 인위적으로 연결해 놓은 여러 요소의 집합이 아니라, 고유의 발전적인 움직임으로 생명력을 얻는 하나의 유기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터커 교수는 “우리의 개별적, 집단적 여정은 우주의 여정과 맞닿아 있다”면서 “우주는 우리가 직접 참여하는 거대한 서사적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간과 지구, 우주를 하나로 아우르는 지구 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급선무라고 역설하고 “세계를 완성해나가는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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