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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자기소개서, 학업에 대한 열정이 녹아들게 써라”

2016-07-07 교육

유일하게 지원자가 작성할 수 있는 자료, 자신만의 이야기 써야
‘이력서‘보다 자신만의 강점 묻어나는 ‘커버레터’로 작성

대학 입시 분야에 뛰어든 지 15년! 어쩌다 보니 논술, 자기소개서, 신문 기고 등 주로 글쓰기와 관련해 진학지도를 해왔지만, 글쓰기는 정말 녹록하지 않은 작업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인 요즘, 특히 평가자 위주의 독특한 글쓰기 형태인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입 자소서는 공통문항 1번 1,000자, 2번 1,500자, 3번 1,000자, 대학별 자율문항 4번 1,000자 또는 1,500자 정도의 비교적 짧은 글이다. 하지만 에세이 형식의 글이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써야 하므로 교사든 학생이든 어렵긴 마찬가지다.

자소서는 지원자가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지만, 자기를 ‘PR’ 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글쓰기다. 이 때문에 진학교사들은 이들의 항로를 찾아줄 내비게이터가 돼줘야 한다는 막중한 부담감에 머리가 아프다. 그렇다면 자소서 작성에 관한 만능 이론은 있는 걸까?

자소서 ‘동기 ? 활동 ? 결과 ? 의미 ? 변화’ 순으로 작성
자소서 작성 이론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STAR’ 기법과 ‘동기 ? 활동 ? 결과 ? 의미 ? 변화’의 5단계 글쓰기 방법이다. 면접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STAR’ 기법은 S(Situation, 상황, 배경), T(Task, 과업, 목표), A(Action, 활동), R(Result, 결과, 영향) 순서로 자소서를 작성하는 4단계 글쓰기 방법이다. 지원자의 역량이 잘 드러나는 장점이 있다.

‘동기 ? 활동 ? 결과 ? 의미 ? 변화’의 5단계 글쓰기 방법은 글쓰기 울렁증에 빠진 학생들에게 쉽고 논리적으로 자소서 작성법을 가르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5단계에서 ‘변화’ 단계를 생략하면 ‘STAR’ 기법과 같은 4단계 글쓰기 방식이 된다. ‘의미 ? 변화’ 단계를 생략하면 3단계 글쓰기가 된다.

전략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이 ‘골든 서클(Golden Circle)’에서 밝힌 ‘이유(Why, 목표) ? 방법(How, 과정) ? 무엇(What, 결과)’순의 스토리 텔링도 3단계 글쓰기 방식이다. 예컨대 먼저 내가 왜 이 동아리 활동을 했는지 목표(이유)를 쓰고, 그 목표(이유)를 이루기 위해 어떤 과정(방법)을 겪었으며, 그 결과(무엇)는 무엇인지 서술하는 방식이다.

입학사정관은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고 궁금증 유발하는 자소서를 좋아한다
5단계, 4단계, 3단계 글쓰기 방식은 자소서의 개요를 짤 때도 도움이 많이 된다. 학생들이 자신이 한 활동의 경험을 논리적으로 서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 5단계 글쓰기 방법에서는 ‘의미 ? 변화’ 내용이 전체 글 중 3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동기를 장황하게 쓰거나 활동과 경험을 단순 나열하기보다는, 활동을 통해 얻게 된 의미와 변화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이론들을 절대시할 필요는 없다. 학생마다 지원하는 학과가 다르고 경험과 활동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자소서 작성에 만능 이론이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3단계든 5단계든 자신에게만 맞으면 된다. 소제목도 마찬가지다. 소제목을 잘 다는 학생도 있지만, 소제목과 전혀 다른 내용과 맥락의 글이 이어진다면 안 다는 것만 못하다.

평가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자소서는 화려한 기교의 글이 아니라 ‘학업에 대한 열정이 묻어나는 진정성 있는 글’이다. 장자(莊子)에 ‘득어망전(得魚忘筌: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는다)‘이라는 성어가 나온다. 진리에 도달하게 되면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한 모든 수단을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앞서 소개한 두 방법은 논리적 글쓰기 방법으로 참고만 하면 된다. 자소서 글쓰기의 궤도에 오른다면 통발은 잊어버려도 좋다.

자소서는 구술면접과 더불어 지원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다. 특히 제출서류 중 유일하게 지원자 본인이 작성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좋다. 교수와 입학사정관은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고 궁금증을 유발하는 매력적인 자소서를 좋아한다. 그리고 이 학생을 면접을 통해서 확인한다. 이 때문에 자소서는 활동과 경력을 단순 나열한 ‘이력서(Resume)‘보다는 전공에 대한 열정과 자신만의 강점이 묻어나는 ‘커버레터(Cover Letter)’가 되어야 한다.
 

최승후(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 문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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