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일반 시민의 기사 평가 정보처리 메커니즘 규명”

2024-02-19 연구/산학

미디어학과 최수진 교수가 ‘기사 내용/형식 단서에 대한 정보처리 조합모델’ 연구로 ‘2023년 교육부 학술·연구지원사업 우수성과’에 선정됐다.

영어영문학과 김종복·미디어학과 최수진 교수 ‘교육부 학술·연구지원사업 우수성과’ 선정
최수진 교수, ‘기사 내용/형식 단서에 대한 정보처리 조합모델’ 연구

교육부가 최근 ‘2023년 교육부 학술·연구지원사업 우수성과’ 50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창의적 지식 창출 견인, 균형 있는 학문 생태계 조성이 목표로 인문사회, 이공, 한국학 등 분야별 21개 사업의 총 9,104억 원을 지원해 13,600여 개의 과제를 지원했다. 공모와 추천을 통해 179건의 후보 과제를 접수했고, 총 3단계로 평가해 우수성과를 도출했다. 그 결과 인문사회 26선, 이공 20선, 한국학 4선 등 총 50선이 선정됐다. 경희에서는 인문 분야에 영어영문학과 김종복 교수, 사회 분야에 미디어학과 최수진 교수가 선정됐다. 최수진 교수를 만나 선정 성과와 소감 등을 들었다. <편집자 주>

내용 단서 집중·형식 단서 배제할수록, 일반 시민도 전문가 식견에 근접한 뉴스 평가 가능
Q. ‘일반 시민들의 뉴스 품질 평가가 어떤 정보처리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질 때, 전문가적 판단에 근접하는가에 관한 연구’로 선정됐다. 연구 성과에 관해 설명 부탁드린다.

디지털 뉴스 환경에서 어떤 정보처리 과정을 통해 뉴스를 읽고 판단하는지 궁금했다. 특히 정보처리 과정에서 기사의 내용 단서(심층성, 다양성, 객관성, 독이성, 사실성 등)와 형식 단서(수치 정보의 양, 직·간접 인용구 수, 기자 전문 분야 표기 여부, 기자 수, 그래픽·표 수 등)를 어떤 방식으로 고려할 때, 전문가적 식견에 근접한 기사 품질 판단이 가능한지 알고 싶었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중 정보처리 모형을 토대로 내용 단서와 형식 단서 간의 다섯 가지 조합을 상정하고, 이들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기사의 형식 단서에 덜 의존할수록, 내용 단서에 비해 체계적 정보처리를 함에 따라 일반 시민의 기사 품질평가 결과가 전문가적 식견에 근접함을 밝혀냈다.

결과를 담은 논문이 저널리즘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중 하나인 <저널리즘(Journalism)>에 게재됐다. 그동안 뉴스 품질에 대한 논의는 언론학자가 언론인의 영역으로만 간주됐다. 이 연구가 저널리즘 분야에서 배태된 학술적 관점을 확장하는 데에 기여한 점에서 주목받았다.

최수진 교수는 연구를 통해 저널리즘 연구의 관심 범위를 전문가 집단에서 일반 시민으로 확대했다. 일반 시민의 영향력이 증대되는 디지털 뉴스 환경에서 전문가와 일반 시민 간의 괴리를 살펴볼 필요를 느껴 연구를 시작했다.

저널리즘 연구의 관심, 일반 시민으로 확대
Q. 일반 시민의 관점에서 뉴스 품질 평가에 대해 관심을 가진 원인과 연구 기획 의도는 무엇이었나.

과거와 다르게 디지털 뉴스 환경에서 일반 시민들이 더 이상 언론사와 미디어 뉴스를 일방적으로 소비만 하는 단순 ‘수용자’가 아니다. 지금은 뉴스 생산, 유통, 소비에 영향을 주는 ‘이용자’로 위상이 변화했다. 더 나아가 소셜 미디어 등 개인 채널을 통해 뉴스를 확산시킬 수 있는 ‘전파자’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렇듯, 일반 시민의 영향력이 커진 디지털 뉴스 환경에서 이들이 생각하는 양질의 뉴스와 전문가가 생각하는 양질의 뉴스 사이의 괴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제 직관이었다.

특히 과거의 미디어 환경과 비교해 디지털 뉴스 환경에서는 뉴스의 품질을 판단할 단서가 상대적으로 적거나 두드러지지 않는다. 어떤 뉴스가 양질의 뉴스인지 판단하는 데에 어려움이 배가된 상황이다. 이 연구를 통해 일반 시민들이 기사의 내용 단서와 형식 단서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정보처리를 할 때, 보다 전문가적 식견에 근접하게 판단하는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했다.

Q. 아직 연구된 부분이 적은 분야라 향후 연구 흐름도 궁금하다.
그동안 일반 시민들에게 ‘어떤 뉴스를 좋아하는지, 즐겨보는 뉴스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만 질문했을 뿐, ‘어떤 뉴스를 양질의 뉴스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았다. 전자에 대해서만 주로 질문하다 보니 일반 시민들은 연성뉴스(soft news, 인간적 흥미를 끄는 오락성 뉴스)를 선호한다는 식의 연구 결과가 주류를 이뤘다. 뉴스 이용자 관점에서의 기사 품질에 대한 논의가 그간 저널리즘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다소 의아했다. 본 연구가 발표된 후, 일반 시민들의 뉴스 품질 판단과 관련한 논의가 조금씩 이뤄지고는 있으나 앞으로 더 많은 후속 연구가 등장하길 기대한다.

이와 더불어 ‘뉴스 큐레이션’이란 개념에 주목하고 있다. 큐레이션에도 여러 유형이 있는데 이 중에 ‘알고리즘 및 AI 기반 뉴스 큐레이션(algorithmic curation)’이 사람 개개인이 가진 편향성을 강화시키는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있다. 만약 개인이 직접 큐레이션(personal curation)을 한다면 이러한 편향을 증가 또는 감소시키는 효과를 초래하는지, 개인의 알고리즘 효능감에 따라 그 효과가 달리 나타나는지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싶다.

연구가 개인·학문·사회적 차원에서 미치는 영향은 최수진 교수가 연구를 기획하며 고려하는 주요 요소이다. 연구자로서 근원적 궁금증과 학문 공동체가 놓쳐온 공백, 공공 담론의 질 향상 등으로 최 교수는 ‘양질의 뉴스를 지지하는 느낌으로 소비하라’는 조언도 건냈다.

“좋은 뉴스 소비 습관, 좋은 뉴스 생산에도 영향”
Q. 평소 연구를 수행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개인적, 학문적, 사회적 등 차원을 염두에 둔다. 개인적으로는 연구자로서 갖고 있는 메타 질문을 이 연구가 얼마나 해소하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학문적으로는 이 연구가 그동안 학문 공동체에서 다루지 않았거나 놓치고 있던 지식의 퍼즐 조각을 맞추는 데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를 고심한다. 사회적으로는 이 연구가 공공 담론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천적 함의를 제시하는가를 생각한다. 세 가지 차원의 의구심을 모두 해소하는 연구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미디어·저널리즘 분야와 이공계 분야 간 융합연구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일반공동연구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된 세 건의 연구 중 하나인데, 다른 한 건의 연구가 바로 컴퓨터공학교수·전산언어학교수와 협업한 연구이다. 융합연구를 할 경우,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연구비 규모도 크기 때문에 보다 강건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Q. 교수님께서 판단하신 것과 같이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일반 시민 개인의 뉴스에 관한 판단력이 중요해졌다.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를 강조하는 교육 분야의 흐름도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일반 시민에게 조언한다면
디지털 플랫폼에서 뉴스 이용자들이 기사를 보고 나서 하단의 ‘좋아요’나 ‘화나요’ 등을 클릭하는 행위들이 수치화·계량화돼 뉴스 생산과 유통 그리고 다시 뉴스 이용에 영향을 주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일반 시민들의 뉴스 이용행위가 개인적 수준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파급효과를 지닐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뉴스 수용자에서 이용자로, 더 나아가 전파자로 그 위상이 변화한 요즘, 개인의 뉴스 이용행위가 갖는 의미를 상기하고, ‘좋은 뉴스를 지지한다’라는 느낌으로 뉴스를 소비하면 좋겠다.

아울러 이 연구의 결과가 시사하듯, 기사의 형식 단서를 배제한 채 내용 단서에 집중해야 뉴스 품질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사를 읽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뉴스 리터러시 함양을 통해 양질의 뉴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이러한 흐름에 따라 기사 품질을 반영한 뉴스 알고리즘이 설계된다면, 우리 사회 공공 담론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 관련 정보 보기
최수진 교수 홈페이지

글 정민재 ddubi17@khu.ac.kr
사진 이춘한 choons@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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